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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떠도는 단편 단편의 글과 영상을 줏어 채우며 긍정에너지를 끌어 올리며 버텼는데, 최근 현타가 왔다. 나이든다는 것에 대해 들어서 알고 있던 뻔한 말들공감할 수 없었는데, 이제 피부로 느껴졌다. 신선놀음에 빠져 있다가 자각한 순간 늙어버린 전래동화 이야기 속 사람 마냥.
낙관적으로 살았는데 갑자기 사는게 막막해졌고, 내가 너무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살아온게 안타깝다. 목표 없이 살면 안된다는 말을 이제야 알겠고,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을 통감했다. 그 나이 대에 할 일이 있다는 것도 이해했다. 나는 지금도 20대나 30대의 마음 그대로인데 몸은 따라주지 않고 주변 내 또래를 보니 내가 너무 어리석게 살아왔다는게 느껴진다. 크지 못한 아이다.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낸 동생의 눈가의 자글거리는 주름을 보며, 내가 상상하지 못한 그 아이의 사회생활을 보며 내가 늙었구나 새삼 깨닫는다. 내 또래 다 자리잡고 사는데 나는 계속 아이인채 사는구나 싶다. 친구가 최고이고, 허세부리던 아이일 때 그대로 행동하고 있다. 40대면 이미 직장생활 1회차를 야무지게 꽉 채우고 은퇴해서 다른 직업을 찾는데 나는 왜 이러는 것인가. 예전에는 힘들어했던 일들이 이제는 나의 미숙함 때문에 힘들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끄럽기 그지없다.내가 누굴 비난할 자격이 있을까?
현실은 마주하기 두렵고 그냥 이렇게 살고 싶지만 마음은 불안하다.오늘도 봤던 인터넷 조각글에서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나도 그렇게 걸러진 존재인게지.
아 모르겠다.
책임감 없이 쓰기 편하게 상태를 설명하는 말이다. 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겠다.앞으로 뭘해야 할지.아니 모르진 않지.알지만 하고 싶지 않다.